철새와 텃새는 새의 이동성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계절에 따라 번식지와 월동지를 정기적으로 오가면서 살아가는 새를 철새라고 하며, 텃새는 1년 내내 한 지역에서 살아가는 말한다. 철새는 우리나라에 찾아오고 머무는 시기에 따라 다시 여름철새, 겨울철새, 통과철새, 길잃은새로 나눈다. 여름철새는 봄에 한국을 찾아와서 번식한 후 여름과 가을에 월동지로 이동하며, 대표적인 종으로 제비, 뻐꾸기, 꾀꼬리, 큰유리새, 개개비, 뜸부기, 황로와 같은 종이 있다. 겨울철새는 가을에 한국을 찾아와서 겨울을 지낸 뒤 이듬 해 봄에 번식지로 이동하며, 대표적인 종으로 큰기러기, 쇠기러기, 두루미, 재두루미, 대부분의 오리류와 갈매기류가 여기에 속한다. 통과철새는 우리나라 이외의 번식지와 월동지를 규칙적으로 이동하면서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에 잠시 들르는 새를 말한다. 봄과 가을에 서해안 갯벌에 많은 수가 도래하는 도요새와 물떼새류와 함께 꼬까참새, 노랑딱새, 붉은가슴밭종다리, 노랑눈썹솔새가 대표적이다. 길잃은새는 이동경로 상 우리나라에 규칙적으로 오지 않지만 길을 잃거나 정기적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우연히 이탈해 한국을 찾아온 새를 말한다.
철새의 이동은 오랜 옛날부터 신비의 대상이었다. 철새가 추운 겨울을 피해 강남으로 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으나 강남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본격적인 연구와 함께 철새이동의 실체가 알려진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이며, 연구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조류에게 가락지를 부착하는 개체표지이다. 조류에게 개체표지를 하기 시작한 기록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 유럽에서 매사냥에 사용하는 매의 소유주를 표시한 기록이 있으며, 이러한 형태의 매 소유주 표시방법은 한국에서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널리 사용하였다. 이렇게 소유주를 표시하기 위해 매의 꼬리에 부착한 것을 ‘시치미’라고 불렀다. 여기에서 다른 사람의 매를 잡은 후 자신의 소유로 바꾸기 위해 시치미를 제거하는 행동을 두고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이 유래하였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가락지는 1890년에 덴마크의 조류학자인 모르텐센이 흰점찌르레기에게 아연가락지를 부착한 것이 최초이다. 그는 가락지에 이름, 주소를 기록하여 발견자가 자신에게 연락할수 있도록 하는 현대적 의미의 가락지를 최초로 사용하였다. 그는 이후 가락지의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바꾸었으며, 쇠오리, 고방오리, 황새, 맹금류 등 많은 새들에게 가락지를 부착하였다. 개체표지 방법을 사용한 철새이동연구의 필요성은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되었고, 지금은 거의 전세계에서 가락지를 이용한 철새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계의 각 국가별로 구성된 철새이동 연구팀에 의해 매년 500만마리가 넘는 조류에게 가락지가 부착되고 있다.
최근에는 철새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새에게 위치 추적기를 부착하는 첨단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상용화된 위성시스템(Argos)을 통해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다시 위성을 통해 지상기지국으로 전달하는 방식인 ‘인공위성을 활용한 위치 추적용 발신기(PTT, platform transmitter terminal)’와 GPS 위성으로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상용 이동통신망을 통해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발신기(GCT, GPS-CDMA based Telemetry)가 개발되어 있다. 위치 추적용 발신기는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지만 대상종의 이동경로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장거리 이동 시 중간 기착하는 지역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고, 시간별 서식지 이동 양상 등 생태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장거리 이동 시 무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신기 무게는 몸무게를 기준으로 5% 이내가 적당하다.
왼쪽은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야생생물II급), 오른쪽은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참매(멸종위기야생생물II급)가 있다. 인공위성을 활용한 위치추적 흐름도로 위치추적기 부착, 인공위성, 지상수신기지, 세계정보처리센터, 철새정보 시스템으로 제공된다.
철새 이동연구를 위해 오래전부터 국가별 가락지 부착 조사가 진행되어 왔다. 고유의 일련번호가 부여된 금속 가락지를 새에 부착해 이동을 연구한다. 새그물 등으로 포획한 새의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하고 몸을 측정한 후 다시 자연으로 방사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철새의 이동경로는 물론 수명, 외부형태, 깃털갈이, 생태 등에 대한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다.
금속가락지의 정보 확인을 위해서는 재포획이 필요하지만 육안으로도 재확인을 할 수 있도록 종에 따라 유색가락지(color ring), 유색 플랙(color flag), 넥밴드(neck band), 윙택(wing tag)을 부착하기도 한다. 특히, 동아시아-대양주의 도요·물떼새류 이동경로에 포함되는 국가들은 유색 플랙(color flag)의 색 조합을 국가별로 약속해서 부착하기 때문에 야외 관찰을 통해서도 국가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왼쪽부터 유색가락지를 부착한 동박색, 유색가락지를 부착한 재갈매기, 유색 플랙(color flag)를 부착한 큰뒷부리도요, 넥벤드(neck band)를 부착한 개리, 윙택(wing tag)을 부착한 흰꼬리수리가 있다.
새를 포획하고 가락지를 부착하는 과정은 숙련된 연구자들이 새에 대한 방해를 최소화하고 짧은 시간 내에 안전하게 완료한 후 자연 방사한다. 가락지 부착을 위한 철새 포획은 공식 허가가 필요하며, 허가 없이 포획하는 것은 법(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제 19조 제 1항)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