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

우리나라 생물은 모두 10만여 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1996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종에 대한 종합적인 목록작업을 벌여 28,462종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이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재작업을 수행한 결과, 2015년 기준 4만5천여 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것은 전체 추정되는 총 생물종의 1/4 정도입니다. 종 수가 많이 늘어난 분류군은 균류 및 지의류, 곤충, 기타 무척추동물, 원생생물 등이 주요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들 분류군에서 종 수가 다른 분류군보다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이들 분류군에 대한 연구나 조사가 향후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생물종 목록 현황

※2015년 12월 31일 기준

구분 1996년
집계종수
2015년
집계종수
증가 수 증가율(%)* 비고
관속ㆍ선태식물 4,661 5,349 688 14.8
하등식물 3,610 5,058 1,448 40.1 조류(藻類)
균류 및 지의류 1,625 4,686 3,061 188.4
척추동물 1,359 1,961 602 44.3
무척추동물 3,451 8,167 4,716 136.7
곤충 11,853 16,447 4,594 38.8
원생생물 736 1,915 1,179 160.2
원핵생물 1,167 1,712 545 46.7
28,462 45,295 16,833 59.1

* (2015년 집계종수 - 1996년 집계종수)/1996년 집계종수*100

우리나라 생물 멸종 역사

우리나라 상위 포식자의 급속한 감소는 일제 강점기에 발생하였습니다. 1915년에서 1942년 사이에 사람을 해치는 동물들에 대해 유해조수구제라는 명목으로 호랑이, 표범, 곰, 늑대 등을 무차별적으로 포획하였는데 그 수가 호랑이 97마리, 표범 624마리, 그리고 곰과 늑대가 각각 1천여 마리가 넘었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에서는 호랑이가 1920년대에 멸종하였고, 표범과 늑대는 1960년대에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915년~1942년 유해조수구제 명목으로 포획한 대형 포유류 수량

포획동물 포획수 (마리)
호랑이 97
표범 624
1,059
늑대 1,396

해방 후 전국적인 쥐잡기운동을 벌이면서 독극물을 많이 사용하여 쥐를 잡았습니다. 이것은 2차 피해를 유발하여 쥐를 주로 포식하는 여우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며, 그뿐만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던 동물이나 식물을 마구잡이로 포획하거나 채집함으로써 더욱 절멸에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산업화 이후 발생한 각종 오염과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종뿐 아니라, 전체 생물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어류는 특정한 서식지에서만 사는 종류가 많았는데 수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져서 서호납줄갱이 같이 절멸에 이르러 이제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볼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즉, 대멸종은 먼 옛날 지질시대나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의 복원

단순히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종의 복원은 보다 적극적인 대멸종을 막는 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제주도에서 처음 식물을 대상으로 복원사업이 이루어진 이후 포유류 및 어류, 그리고 곤충 등, 다양한 생물들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대표적인 복원사업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월악산 산양 복원사업, 여우 복원사업 및 식물 복원사업을 들 수 있으며, 그 밖의 서식지외보전기관과 연구기관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복원사업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연정착이 이루어짐에 따라 방사된 곰들이 자체적으로 증식되고 있습니다. 종의 복원은 단지 특정 종 하나를 재생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의 전반의 건강성과 균형을 되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는 미국의 복원 사업에서 잘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늑대를 복원하자 늘어난 늑대가 그 지역의 하천 식생을 과도하게 섭식하던 엘크의 숫자를 줄이게 되었으며, 이후 버드나무나 자작나무, 포플러 종류 등이 자라게 되어 경관이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경관의 변화는 이어 이들 나무를 이용하는 비버를 부르게 되었고 비버는 잘 자란 나무들로 댐을 쌓고 고유의 서식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분명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월악산 산양, 그리고 그 밖의 종의 복원은 단지 복원종의 현지 자연 정착 뿐 아니라, 그 지역 전체 생태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생태계의 균형은 곧 인간에게 보다 풍부하고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문헌

국립생물자원관. 2012. 국가생물자원인벤토리구축.
환경부. 2006. 멸종위기 야생 동ㆍ식물 증식ㆍ복원 종합계획.
환경부. 2010. 멸종위기 야생 동ㆍ식물 증식ㆍ복원 종합계획 평가 및 수정보완계획 수립 연구.
국립공원관리공단. 2012. 산양 및 멸종위기 야생동물 연구보고서.
국립공원관리공단. 2012. 종복원기술원 연간실적보고서.
William J. Ripple, Robert L. Beschta. 2004. Wolves, elk, willows, and trophic ascades in the upper Gallatin Range of Southwestern Montana, USA. Forest Ecology and Management 200 (2004) 161–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