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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고사리예요?

이상준|2014-01-02|조회 2,826

 

이것도 고사리예요?
 
 
국립생물자원관 이상준 연구사      
 

 
강강술래 놀이의 중간에는 ‘고사리 꺾자’라는 제목의 전래동요가 나온다. 식탁에 오르는 고사리 무침을 비롯해 어린아이의 손을 ‘고사리손’이라고 부르는 등 고사리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식물이다. 제주도에서는 봄에 내리는 비를 ‘고사리 장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사리는 양치식물의 한 종류

 
    사리는 꽃이 피는 식물들처럼 줄기에 양분이 이동하는 체관부와 물이 이동하는 물관부를 가진 관다발식물이다. 그러나 꽃이나 씨앗이 없고 포자를 통해 번식한다. 고사리처럼 꽃이나 씨앗 없이 포자를 통해 번식하는 식물 중 관다발식물을 양치식물이라 부르는데, 고사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전 세계에는 약 1만 2000종의 양치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300여 종이 자란다. 양치식물은 크게 석송류, 속새류, 솔잎난류, 고사리류 등으로 구분된다. 석송류는 구실사리, 다람쥐꼬리 등이 대표적이며, 속새류에는 속새, 쇠뜨기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솔잎난류에 속하는 우리나라 양치식물은 제주도에서만 매우 드물게 자라는 솔잎난이 대표적이다. 솔잎난은 멸종위기 야생생물II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전 세계에 1만 여 종이 분포하는 고사리류는 종수에 있어 양치식물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양치식물이라고 하면 흔히 고사리류를 떠올린다.
 



솔잎난.



   국내 고사리류 250여 종, 잡종 많아 이름 찾기 힘들어

 
 

다람쥐꼬리.

쇠뜨기.

발풀고사리.

























  
  우리나라에 사는 고사리류는 250여 종이다. 고사리뿐 아니라 주변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리고사리·뱀고사리·가는잎족제비고사리·십자고사리·만주우드풀을 비롯, 남쪽에서 주로 자라는 봉의꼬리·발풀고사리·도깨비고비·버들참빗,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섬공작고사리·곳섬잔고사리·검정개관중 등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들은 생김새가 비슷하고 서로 다른 종끼리 잡종을 만드는 경우도 많아 정확한 이름을 알아내기란 꽤 힘들다. 최근 양치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알려지지 않았던 양치식물들이 많이 밝혀졌지만, 아직까지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적어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쓰임새 많은 양치식물류
  
 
    관중, 고비, 부처손 등 양치식물 중 일부는 예부터 약재로 사용됐다. 하지만 고사리하면 우선 음식이 떠오른다. 고사리는 칼슘, 칼륨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나물무침으로 많이 먹는데, 특이한 것은 날로 먹는 다른 산나물과 달리 주로 말린 새순을 물에 불려 씻은 뒤 삶아서 먹는다는 것이다. 이는 고사리가 비타민B1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기 때문인데 사람이나 동물에게 비타민B1이 결핍되면 각기병, 변비, 체중 감소 등을 일으킨다. 비록 우리 조상들은 이 사실을 몰랐지만, 경험을 통해 고사리를 물에 불려 씻어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최근에는 실내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양치식물을 키우는 곳도 있다. 보스턴고사리와 같은 양치식물이 실내 수분조절이나 공기정화에 매우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제 방안에 양치식물을 하나쯤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3억 4000만 년 전부터 생존… 키는 수십 m 공룡과 비슷

● 양치식물은 약 3억 4000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살았다. 공룡들이 살았던 중생대에도 양치식물이 번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양치식물은 키가 1~2m 이내로 작은 편이지만, 약 6000만 년 전에는 키가 수십 m 이상 되는 종들이 자라고 있었다.

● 이들 거대 양치식물은 약 2500만 년 전에 멸망했지만, 땅속에 묻혀 석탄화 되어서 현재까지 우리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공룡과 함께 양치식물 숲에 살고 있는 셈이다.